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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마지수 수업은 그의 마지막 책이다. <땅에서 하늘처럼>이라는 이민아작가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이때 이민아작가의 아버지인 이어령교수님을 알게 되었고, 그 후로 그의 책을 읽다가 삶의 마지막 순간의 이야기를 담은 이어령교수의 마지막 책인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소개하겠다. 인터뷰형식으로 진행된 이 책의 등장인물인 이어령교수와 줄거리, 리뷰 순으로 작성하겠다.
1. 책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등장인물소개
요즈음 수많은 지식인은 있지만 지성인은 만나기 어렵다.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인으로 잘 알려진 이어령교수님이 이 책의 등장인물이자 주인공이다. 이 책의 작가인 김지수 작가는 27년간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부터 인터뷰 시리즈의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를 진행하면서 이어령 교수님과 매주 화요일마다 만나서 16번의 인터뷰를 하고 그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어령 교수님은 20대의 나이에 한국일보 논설위원이 될 만큼 시대와 사회를 꿰뚫는 통찰력으로 시대의 논객으로 활동했으며, 30년 넘는 기간 동안 대학에서 후학양성에 힘썼고 한국의 문화론을 전 세계에 알리신 분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없던 옛날,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국의 풍습을 중국과 일본과 비교하면서 동서고금의 사상을 담아 분석한 책들은 지금도 호평을 받는다. 교수님은 이 책의 인터뷰 당시 건강상태가 많이 나빠지신 상태였다. 하지만 인터뷰 당시에도 항상 정돈된 자세로 도움을 주려는 사람의 자세로 맞으며 대화 하나하나에 진중을 귀 울리시며 지적 폭발을 멈추지 않는 열정과 지성을 보여주셨다고 한다. 문학박사, 칼럼니스트, 문화부장관을 지내시면서 장르의 한계가 없는 삶을 살아오셨고, 88 올림픽 개막식의 총책임자로 활동하시기도 했다.
2. 줄거리
"부디 내 얘기를 그대로 쓰지 말게. 자네가 독창적으로 써."라고 하시면 인터뷰에 대하여 이야기하신다. "인터뷰가 뭔가? inter. 사이에서 보는 거야. " 인터뷰를 우리말로 대담이라고도 번역하는데, 대담은 대립이라는 뜻하며 대결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신다. 하지만 대결은 서로 과시하고 떠보고 찌르는 것이지 진실한 말이 나올 수 없다. 인터뷰란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대담이 아니라 상담이라고 다시 정의하신다. 대립이 아니라 상생의 의미에서의 인터뷰. 정확한 맥을 잡아 우물이 샘솟게 하는 것이 바로 인터뷰이자, 나 혼자 할 수 없는 inter의 신비라고 하신다. 김작가와 이어령교수님의 마지막 시간과 공간을 함께 하는 것이니 틈새에서 자세의 눈으로 보며 독창적으로 쓰라고 권유하기도 하신다. 녹음기를 신줏단지처럼 여기며, 매 순간 두려워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며 하신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이다. 은유와 비유로 말할 것이라 듣는 귀가 필요하다며, 나는 얼마 안 가 세상을 떠날 것이라며, 죽음을 새로 사귄 벗이라고 말씀하시며 죽을 때까지 글을 쓰는 그의 모습은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박학다식한 학자들의 책과는 달리 공감, 감동을 주는데, 한 가지 분야에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에서 하지만 삶과 죽음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럭셔리한 삶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에 이야기가 있는 삶이라고 대답하신다. 소유로 럭셔리를 판단하지 않으신다며 똑같은 시간을 살아도 이야깃거리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세일해서 싸게 산 다이아몬드와 첫 아이 낳았을 때 남편이 선물해 준 루비반지 중 어느 것이 더 럭셔리하겠는가? 남들이 보기에 철 지난 구식 스카프라도 어머니가 물려준 것은 귀한 것과 같다. 겉으로 번쩍거리는 럭셔리 보다, 빛을 감추고 있는 내면의 아름다움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다양한 학문에 관심을 가지신 장르가 정해져 있는. 자연과학 철학 종교 인문학 삶과 죽음. 이 모든 장르를 넘나드는 진지하면서 다정함이 넘치는 글이다. 죽음 전에 이미 죽어버린 사람이 되면 안 된다며, 남의 신념대로 살지 말고 방황하며 길 잃은 양이 되라는 말씀에 작가는 듣고 적는 것이 아니라 독자와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을 해주었다. 인생의 안내자로 독자를 숙연해지게 만드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3. 리뷰
노교수님의 다정함이 듬뿍 담겨져 있는 책이다.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이야기하듯 풀어낸 이 책은 지혜, 유모, 해학 그리고 비유로 가득하다. 나는 이 책은 잠깐 유행하고 말 책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김지수 작가가 '이어령이라는 스승을 만나서 인터뷰할 수 있었던 것은 축복이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내가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 역시 축복이었다. '삶 속의 죽음, 죽음 곁의 삶' 평범한 질문 하나에 수많은 지혜를 담아 대답하는 이 이야기에 매우 놀라웠다. '미치 앨봄'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떠올랐다. 하지만 미치교수는 모리에게 생명이 사그라드는 모든 과정을 공유했지만, 이 책에서는 이어령 교수님은 암투병 중임에도 불구하고 옥색 스웨터와 면바지를 단정하게 입고, 언제나 중국차와 싱싱한 청포도, 호두가 놓인 테이블에서 김작가를 기다리셨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아닌 도움을 주려는 사람의 자세로 맞이하셨던 점에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읽는 내내 우리 스스로 생각할 시간, 여유, 논제를 준 책이다. "꿈이 이루어지면 꿈에서 깨어나는 일밖에 남지 않아. 돈키호테처럼." 꿈은 빨리 이루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지속하는 것이라니... 죽고 나서도 할 말을 남기는 사람과 죽기 전부터 할 말을 잃은 사람 중에 나는 누구인가? 유언을 남기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는데 지금이라도 유언을 써봐야 하는가? 읽으면 읽을수록 생각이 깊어지고, 필사가 하고 싶어지는 책이다.